팔기만주(八旗滿洲)의 성씨가 너무 많은데도 여태껏 이를 모아서 기록한 책이 없어, 이들의 성씨를 고찰하기 어려우니, 팔기의 성씨를 자세히 조사함과 동시에 예전 어느 때 귀순하였는 지 그 사정을 상세하고 자세히 기록하여 책으로 엮으면, 짐이 그 책을 다 보고 초고가 확정한 것을 기다렸다가, 이를 간각하여 후세에 남기도록 하라. 이 일은 만주의 대학사(大學士)들인 복민(福敏)·서원몽(徐元夢) 등이 회동하여 짐이 하명한 대로 처리토록 하라
한문본 《통보》(通譜) 80권은 청 제국 때 화석화친왕(和硕和亲王, 만주어: ᡥᠣᡧᠣᡳ ᡥᡡᠸᠠᠯᡳᠶᠠᡴᠠ ᠴᡳᠨ ᠸᠠᠩ Hošoi Hūwaliyaka Cin Wang) 훙 저오[4](弘晝, 만주어: ᡥᡡᠩ ᠵᡝᡠ Hūng Jeo)·오르타이·푸민(福敏, 만주어: ᡶᡠᠮᡳᠨ Fumin)·쉬유완멍[5](徐元夢, 만주어: ᠰᡳᠣᡳ ᠶᠤᠸᠠᠨ ᠮᡝᠩ Sioi Yuwan Meng) 등이 건륭제의 칙명을 받들어 편찬한 것이다. 이 책은 한 질이 80권으로 되어 있고, 옹정 13년(1735)[6]에 편찬을 시작하여 건륭 9년(1744)에 완성하였다.[7]
만·한(滿漢) 두 가지 원문으로 나뉘었다. 내용은 팔기만주(八旗滿洲)의 각성 씨족의 원류세계(源流世系)·초거지(初居地) 및 귀부연월(歸附年月)을 포괄하고 있다. 성씨의 분류는 동성자는 본거지로써 분류하되 각각 그들의 수성의 근원 및 초기 거주지를 기록하고, 동성이거자(同姓異居者)는 그 지역으로써 구분하였으며, 사성자(賜姓者)는 그 사유를 상술하였다. 각 성씨는 모두 대성을 첫 머리에 두고 각 간략한 전기를 두었다. 몽골과 고려인[8]으로 오래 전부터 팔기에 속한 자들도 역시 그들의 소종래(所從來)를 거슬러 올라가 끄트머리에 부록으로 실었다. 만주족의 근원 및 명말청초의 만주의 종족 분포를 연구하는 데 있어 중요한 참고자료이다.[9]
《팔기만주씨족통보》에 기록된 만주씨족은 무려 1114개에 달하며, 그 중에서 이름난 가문으로는 구왈갸 하라(瓜爾佳氏), 뇨후루 하라(鈕祜祿氏), 슈무루 하라(舒穆祿氏), 타타라 하라(他塔喇氏), 교로 하라(覺羅氏), 나라 하라(那拉氏)가 기록되어 있다.[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