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어 표기법(外來語表記法, 문화어: 외국말적기법)은 대한민국의 국립국어원이 정한, 다른 언어에서 빌려온 어휘(차용어) 및 들어온 언어 (외래어)를 한글로 표기하는 규정이다. 1986년에 제정·고시된 원칙을 현재까지 큰 변동 없이 따르고 있다.
대한민국 ‘외래어 표기법’의 경우 한국어 이외의 다른 언어에 있는 음운을 표준어에 있는 비슷한 음운과 대응시켜 한글로 표기하는 방식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목적
언어마다 음운 체계나 문자 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어느 한 언어의 어휘를 다른 언어로 흡수하여 표기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규칙이 필요하다.
외래어 표기의 목적은, 외국어에서 비롯되었으나 한국어 속에 들어와 한국어에서 사용되는 말들을 통일된 방식으로 적기 위한 것이지, 외국어 발음 교육을 위한 것이 아니다. 이것은 한국어로 일상적인 의사소통을 하는 가운데 표준 표기형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지, 외국어를 말할 때에도 그대로 발음하라는 것은 아니다. 한국어 화자의 외국어 발음에 문제가 있다면 외국어의 효과적인 발음 교육 방식과 관련한 논의를 해야지, 외래어 표기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1]
특징
언어별 표기법이 공유하는 요소는 다음과 같다.
현지에 해당하는 국가에서 쓰는 언어 표기를 따르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경음(ㄲ, ㄸ, ㅃ, ㅉ)과 격음(ㅋ, ㅌ, ㅍ, ㅊ)이 대립하지 않는 언어[2]는 격음으로 쓴다.
ㅈ, ㅉ, ㅊ 다음에는 경구개 접근음 (/j/) 으로 시작하는 이중 모음(ㅑ, ㅒ, ㅕ, ㅖ, ㅛ, ㅠ)을 쓰지 않는다. (예: 영어 ‘chalk’를 ‘쵸크’로 쓰지 않고 ‘초크’로 씀)[3]
[ɛ]를 ㅐ가 아닌 ㅔ로 적는다. 단 베트남어의 e와 비모음 ɛ̃은 각각 '애, 앵'으로 적는다.
어중의 l이 모음 앞에 올 때는 'ㄹㄹ'로 적는다. (중국어, 일본어는 제외)
현행 외래어 표기법의 구성
제1장. 표기의 기본 원칙
‘제1장’은 외래어 표기법의 기본 방침을 설명하고 있다. 길지 않으므로 그 내용을 아래에 보인다.
이것은 1986년 현행 외래어 표기법이 제정되고 난 뒤 발간된 《외래어 표기 용례집(지명 · 인명)》에서 '일러두기'란에서 세칙의 형태로 덧붙여진 규칙이다. 그 중 제6장~제9장은 실제 국립국어원에서 외래어 낱말들을 심사할 때 적용되므로, 사실상 외래어 표기법에 준하는 지위를 갖는다. 그래서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서는 이 제6장~제10장을 외래어 표기법과 함께 소개하고 있는데, 이 규정이 마련된 이후에 개정된 외래어 표기법과 어긋나는 경우 '※' 표시를 하여 혼동을 피하게 하고 있다.
제8장과 제9장의 경우, 유럽에서 고전어의 지위를 지니고 있는 그리스어와 라틴어에 대한 규정이다. 그리스어와 라틴어는 현대어[8]도 있지만 고전어로서의 지위 때문에 고대어 음운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제8장과 제9장은 고대어 음운과 현대어 음운, 그리고 그동안 대한민국 내에서의 표기 관례 사이에 타협을 봐서 임시로 정한 규정으로 볼 수 있다[9].
제10장은 ‘러시아어의 표기 원칙’으로서 러시아어의 외래어 표기법(외래어 표기법 제2장의 표 19와 제3장의 제21절)이 제정되기 이전에 마련된 것이다. 러시아의 외래어 표기법이 제정된 이후에는 사용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현재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서도 삭제되었다.
↑여기서 라틴어의 '현대어'는 현재 바티칸 등에서 사용하는 음운 체계를 기준으로 한다. 이 ‘현대 라틴어’는 현대 이탈리아어의 음운 체계와, 자모 대 음운 대응 방식에 준하여 발음된다.
↑그래서 이 규정에 의거해 그리스어나 라틴어를 한글로 적을 경우, 고대어나 현대어 어느 쪽에도 정확히 부합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문제가 있다. 대표적인 예로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명언인 ‘Veni, Vidi, Vici’(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를 들 수 있다. 고대 라틴어로는 ‘웨니 위디 위키’에 가까운 발음을, 현대 바티칸에서 사용하는 발음으로는 ‘베니 비디 비치’에 가까운 발음을 내는데, 이 규정에 따를 경우 ‘베니 비디 비키’가 되어 두 가지 모두와 다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