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란 어떤 존재인가. 누구의 어머니, 누구의 아내, 누구의 누이, 이 땅에 살고 있는 여성들은 누구와 함께 일때만 그 실체를 인정 받는 부속품 같은 존재일 뿐이었다. 끊임없이 희생과 봉사를 강요 당하면서도 불평할 줄 몰랐던 착한 여자들은 이제 반란을 꿈꾼다. 가정에 안주하기를 거부하며, 결혼이라는 굴레를 거부하며. 이 작품은 세상의 왜곡된 편견과 억압을 극복하고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여자의 인생 찾기다.
[ 여자의 반란 ]
한가정의 맏딸로서 또 다른 가정의 며느리로서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온 중년여인 혜숙. 부모, 형제, 자식의 행복에 웃고 불행에 울며 오직 삶에 충실했던 그녀가 성추행을 당한다. 그녀는 버림을 받는다. 아끼고 믿었던 가족으로부터, 세상으로부터, 철저하게 혼자가 되고 나서야 세상의 왜곡된 편견과 억압을 깨닫는다.
그 순간 반란을 꿈꾼다. 새 삶을 찾아가는 혜숙을 통해 결국 각자의 삶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깨닫게 해주고 이 땅에서 여자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그 대안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살길을 찾아 타국으로 온 쏘냐. 그녀는 그 누구보다도 끈질긴 생명력으로 살아 남아 우리 사회의 이기적이고 배타적인 모습과 인종차별에 반란을 꿈꾼다. 이국인 쏘냐의 삶을 통해 우리 사회의 폐쇄적인 행태에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또한 쏘냐와 병태의 티격태격 사랑을 통해 그 어떤 것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역시 사랑임을 상기시켜 보고자 한다.
[ 사랑과 여자 ]
혜숙의 헌신적이고 일방적인 사랑, 그 사랑의 대가를 통해 과연 이 시대가 요구하는 사랑은 어떤 것인지 의문을 던짐으로써 가족, 부모자식, 부부의 사랑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쏘냐의 복수심에서 시작된 불협화음 가득한 만남, 넘겨짚었던 오해의 고리, 이 모든 것이 결국 부딪치면서 진실을 깨닫게 되고, 더불어 사는 가운데 행복을 찾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비록 어긋난 시작이지만 진솔한 마음 나누기는 국경의 벽도 충분히 극복될 수 있음을 건강한 청춘남녀 병태와 쏘냐를 통해 보여주고자 한다.
줄거리
혜숙은 서울의 한 상가골목에서 주꾸미 불고기집을 운영하고 있다. 대학시절 혜숙은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인해 조여사의 식당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조여사의 아들 윤호는 혜숙에게 반하게 되고 집요한 구애 끝에 아이를 갖게된다. 식구들의 생계와 남편의 사업자금을 도맡게 된 혜숙의 하루 하루는 고달프다. 그렇지만 지금부터는 다를 것이다. 벤처사업을 하는 남편의 성공이 목전에 와 있다. 마지막으로 윤호의 사업 자금을 융통해야 했던 혜숙은 부탁을 평소 단골이었던 주성배에게 한다.
어느 날 식당문을 닫을쯤 찾아온 주성배는 그동안 흠모했던 마음을 혜숙에게 전하며 성폭행을 시도한다. 이것을 윤호가 알게 되고 그때부터 윤호는 혜숙을 끊임없이 의심하기 시작한다. 윤호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된 혜숙은 윤호와 이혼하면서 세파를 맞게 되지만 대학 동창 선재를 만나면서 위안을 얻는다.
30대 중반의 주부. 주인공. 주꾸미 불고기집을 운영하고있다. 타고난 미모와 화려함을 감추고 일에만 몰두 수수하게 살아간다. 시댁의 주요 수입원으로 억순이 스타일. 가정형편상 대학을 중퇴하고 조여사의 식당에서 일하다 조여사의 아들 윤호와 결혼했지만 윤호가 바람을 피우자 딸 찬미를 데리고 이혼녀로 살아가다 옛애인 선재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혜숙의 남동생. 자타가 공인하는 몸짱,얼짱. 의리가 있고 의협심이 강하다. 하고 싶은 일은 목숨을 걸고 하고 복잡하고 골치아픈 일은 질색이다. 누나의 이혼에 충격을 받고 누나의시댁식구들에 맞서고 매형도 죽여버리겠다고 덤빈다. 야간업소에 나가던 쏘냐를 구출해주다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혜숙의 아버지. 해병대 출신의 터프한 중념남자로 세탁소를 운영한다. 일찍 아내와 사별해 엄마없이 자란 자식들에 대한 정이 애틋하고 남다르다. 사고만 치고 다니는 병태가 사람 구실 하고 살기를 바라고 있다. 건넛집 송이엄마에게 관심이 많다. 재혼도 생각하지만 송이가 병태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번민한다. 혜숙과 선재의 사랑도 마음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풍길의 여동생. 바른말을 잘하는 칼칼한 성격. 부지런하지만 한번 심술이 나면 아프다고 누워버린다. 진풍길을 짝사랑하는 송이엄마가 밉다. 친정을 잊지 못하는 혜숙에게는 잊어버리고 너나 잘살라고 한다. 쏘냐와 함께 지내며 연일 그녀를 구박하고 식모 부려 먹듯 해 병태의 눈총을 사기도 하지만 죽이 맞는 부분도 많다.
진혜숙과 허선재 역에는 당초 심혜진, 최민수가 낙점됐다.[1] 그러나, 최민수는 타 방송사에서 준비 중인 대하사극과 <소풍 가는 여자>를 저울질하며 고민하다가 두 작품 모두 출연을 포기하였다. 몇 차례 대본 연습까지 참석한 심혜진은 최민수의 하차 소식이 알려진 뒤 출연을 포기했고[2], 진병태 역으로 낙점된 박광현[3] 역시 하차하였다. 이 때문에 첫 방송일이 2003년 4월 26일에서 5월 3일로 변경됐으며 제목도 <봄날은 온다>에서 <소풍가는 여자>로 바뀌었다.
KBS 1TV 일일극 <당신이 그리워질 때>에서 신혼부부 역으로 호흡을 맞췄던 박지영, 김규철은 부부 역으로 11년 만에 재회하였다.[4]
세상의 왜곡된 편견을 극복하고 자기 삶을 찾아가고자 노력하는 한 이혼녀의 모습을 진솔하게 보여줘 시청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5]
'나홀로' 가족 이야기 위주로 다뤘다는 지적뿐 아니라 하룻밤을 같이 지낸 여자와 억지로 결혼한다는 등 구태의연한 전개방식이 문제점으로 제기됐다.[6]
박진숙 작가가 드라마 집필 도중 시모상을 당하는 등 악재가 있었으며[7] 시청률이 갈수록 하락하였다.
박진숙 작가에게는 해당 작품이 SBS에서의 마지막 드라마 집필작이 됐는데 박진숙 작가는 <소풍가는 여자> 이후 2005년11월 방송될 예정이었던 SBS 특집 드라마 <그물을 깁다>의 집필자로 낙점되었으나 편성이 불발됐다.[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