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치의 시작은 2018년 11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수궁가를 재해석한 애니메이션 음악극 《드라곤 킹》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장영규 음악감독과 다섯 소리꾼은 이 공연으로 함께 만났고, 이 작업의 성과에 힘입어 프로젝트 팀을 결성했고, 이철희, 정중엽이 밴드로 들어오면서 2019년 초부터 이날치는 활동을 시작했다.[18]장영규는 경기민요를 록으로 재해석한 씽씽(해체됨)의 멤버였으며, 정중엽은 역시 비슷한 시기에 해체된 장기하와 얼굴들의 베이스였다. 판소리 소리꾼 권송희, 박수범, 신유진, 안이호, 이나래가 보컬을 하며. 드럼은 씽씽부터 장영규와 함께 한 이철희다.[19]
이날치라는 이름은 조선 시기 판소리 명창 이날치를 오마주한 것이다.[20] 판소리 명창 이날치는 광대 출신의 소리꾼으로 서편제를 발전시킨 명창이라는 평을 받는다. 조선 말 흥선대원군 앞에서 소리를 하여 유명세를 얻었다.[21]
장영규는 어어부 프로젝트에서 씽씽을 거쳐 이날치를 결성한 것에 대해 사람 사이의 인연에 따라 결성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면서도 씽씽에서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하였기 때문에 이날치의 결성을 주도하였다고 밝혔다.[20] 전통적인 판소리 공연과는 결이 다른 공연을 펼치게 된 보컬들은 "국악의 세계화"와 같은 거창한 명분을 경계하면서 그저 홍대 클럽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악이길 원한다.[22] 보컬 안이호는 판소리 역시 시대적 상황에 변화를 맞을 수 밖에 없다면서 갓쓰고 도포 입고 하는 전통적 공연도 조선 후기의 판소리와는 다른 21세기의 판소리이며 자신들도 앞을 쉽게 알 수 없는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21세기의 판소리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판소리가 대중 시장에서는 없다시피 한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보자는 시도인 셈이다.[23] 안이호는 언론 인터뷰에서 “음악 하면서 공무원(국공립단체 소속 단원)을 꿈꾸는 게 아니라, 평범할 일상을 영위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24]
홍대 클럽에서 공연을 처음 시작했다.[23] 《수궁가》 중의 일부를 가사로 하여 춤을 즐길 수 있는 클럽 음악의 특성에 맞추어 얼터너티브 팝으로 편곡하였다. 2019년 5월 이태원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첫 단독공연 《들썩들썩 수궁가》를 열었고 이후 서울인기페스티벌, 잔다리페스타 등에 출연하였다.[25]
2020년에도 공연을 이어갈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국립극장의 오프라인 공연이 취소되었고[28], 온라인 형태의 공연과 방송 출연만을 하고 있다.[29]
음악
베이스 기타 둘과 드럼만으로 구성한 것은 서양 음악과 동양 음악의 크로스오버에서 흔히 화성 악기를 사용하는 것과는 다른 리듬을 강조하는 타악기의 느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20] 베이스를 둘로 두고 보컬을 여럿 둔 것도 서로 주고 받는 전통적인 음악 양식을 현대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의도이다.[29]
2020년 5월 29일 첫 앨범 《수궁가》를 LP로 발표했다.[1] 앨범에 수록된 노래는 모두 10곡으로 다음과 같다.[30]
↑이날치는 이 앨범의 4번째 곡인 "교대"를 편곡/노래했다. 원곡은 김민기 작사/작곡이다(1978년). 헌정곡에서 보컬의 순서는 맨 처음 이나래가 부르고, 권송희가 뒤따르며, 안이호가 나온 후, 신유진이다. '교대'는 노래굿 '공장의 불빛' 도입부 곡으로 야간 교대를 위해 동료를 깨우고 함께 어둡고 추운 골목을 지나 공장 수위실에서 출근 카드를 찍으며 정문을 통과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이날치는 "김민기 선생님의 음악들 중 작업할 곡을 찾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그러다 '공장의 불빛'을 보게 됐는데 1978년의 영상, 음악극이라는 것에 적지 않게 놀랐다. 특히 '교대' 부분은 남녀가 노래를 주고받으며 단순한 선율을 반복하는데 이것을 통해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한다"고 존경을 표시했다. 이어 "이날치의 보컬이 4명이기에 합창하며 부를 수 있는 '교대'를 선택했다. 특별한 감정을 넣어 표현하기보다 판소리 창법을 덜어내고, 쓸쓸하고 처연한, 공장의 기계처럼 반복되는 인권 없는 노동자들의 삶을 이날치만의 스타일로 풀어봤다"고 덧붙였다.
↑(출처: 슬로바이브 소개 섹션) 이날치라는 세계를 중심으로 각종 대안과 확장이 한계 없는 회오리를 돈다. 영원히 멈추지 않을 것 같은 이날치만의 주문 같은 리듬과 함께..
↑(출처: 본 게시물의 소개 섹션) ‘의심’은 흥보가 가운데 놀보가 제비 몰러 나가는 대목을 중심으로 돈타령의 사설을 더 해 광자매의 좌충우돌 일상을 담았다.
이날치 특유의 경쾌함이 잘 드러나는 곡으로 극 중 ‘광자매’의 삶 이야기 속에서도 빠질 수 없는 ‘돈’에 대한 이날치 밴드의 유쾌한 해석을 담았다.
↑KBS 2TV 주말드라마 '오케이 광자매'의 첫 번째 OST이다.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와 협업했다. 예고편에만 나온다.
↑촬영은 2020년 11월 경이었다. 매우 추웠다고 한다. 장소는 영월 소재 "젊은달 와이파크 목성"이다.
↑수궁가 중 "고고천변" 대목이다. 지평선 너머로 떠오른다 지평선 너머로 떠올라 부상의 산세는 산이 웅장하기로*2 수평선 너머로 떠오른다 수평선 너머로 떠올라 부상의 산세는 산이 웅장하기로*2 치어다보니 수면이 울렁 벅큼이 북쩍 물농월이 뒤틀어져 꿜꿜 뒤둥그러져 산이 울렁거려 솟아난다 (어루루루루루) 천봉만학 위로 서광이 든다 요런 경치가 또 있나
↑이날치는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되어 있다. “안 되는 건 없지요.” 화보와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이날치 측으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연주 영상을 찍는데 공연 대열은 지겨우니 객석 자리에 멤버들을 세울 수 없느냐고 물었을 때, 공연장 매니저는 ‘진심이세요?’라는 눈빛으로 에디터를 바라봤다. 음질이 현저히 떨어질 테니 멤버들이 원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 한데 이날치 측에서는 오히려 바닥에서의 공연을 고수했다. 신난 에디터는 각 멤버가 현대미술 작품처럼 일정 간격으로 툭툭 서 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고, 장영규는 그 말을 귀담아듣고 멤버들에게 전달했다. 가장 불편한 신발을 신은 소리꾼 이나래는 “익숙한 무대가 아닌 작업이라 환기가 되었다”며 화보 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