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2216편 활주로 이탈 사고(濟州航空 2216便 滑走路 離脫 事故)는 2024년12월 29일 오전 9시 3분경(KST) 전라남도무안군에 위치한 무안국제공항에서 승객 175명, 승무원 6명 총 181명이 탑승하고 있던 제주항공 2216편이 착륙 도중 기기 결함으로 동체 착륙한 뒤 그대로 활주로를 이탈하여 로컬라이저가 설치된 콘크리트 둔덕에 충돌하며 폭발하며 탑승자 179명이 사망한 사고이다.[2]
2020년대 항공 사고 중 가장 사상자 수치가 높은 사고임과 동시에 2018년 라이온 에어 610편 추락 사고 이후로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항공 사고로 이 사고로 2024년 12월 29일부터 2025년 7월 18일까지 약 7개월동안 무안국제공항의 운항이 전면 중단되었다.[5]
해당 항공기는 사고 당시 기령이 15년이 된 기체로, 2009년에 제작된 보잉 737-8AS[a]로 HL8088로 등록되어 있다.[6] 이 항공기는 라이언에어에서 2009년 8월 19일에 처음으로 비행하였고, 2017년에 제주항공에 임대되었다.[7][8]
사고 발생 12월 29일은, 무안국제공항이 17년 만에 정기 국제선을 부활시킨 데 따른 신규 노선인 무안-방콕 노선이 정기 취항한 지 21일이 지난 시점이었다.[9]
2024년 12월 27일, 사고 발생 이틀 전, 사고 항공기는 제주국제공항에서 베이징 다싱 국제공항으로 가는 제주항공 7C8135편을 운항하던 중 인천국제공항으로 우회했다. 비행 중 승무원은 트랜스폰더로 긴급 사태를 뜻하는 스쿽 7700로 맞춰 비상 사태를 선언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승객의 의료 비상 상황으로 인해 우회 운항이 이루어졌다고 밝혔다.[10]
추락 사고가 발생하기 전 48시간 동안 해당 항공기는 무안, 제주도, 인천을 경유하여 베이징, 방콕, 코타키나발루, 나가사키, 타이베이를 거쳐 총 13차례 운항했다.[11] 최종 비행 전에 의무적인 항공기 비행 전 정비가 28분 만에 이루어진 것으로 기록되었다. 이는 대한민국 정부 규정에서 허용하는 최소 시간이다.[12] 제주항공에 따르면 최종 비행 전 항공기의 안전 사전 점검에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13]
승객 및 승무원
175명의 승객 중 두 명은 태국 국적자였고, 나머지 173명은 대한민국 국적자였다.[14][15] 탑승객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은 1946년생, 가장 어린 사람은 2021년생이었다.[16] 탑승객 181명 중 82명은 남성, 93명은 여성으로 확인되었으며, 10세 이하의 승객은 다섯 명이었다.[17]
1979년 출생의 한모기장은 2014년부터 제주항공에서 근무하였고 2019년 3월부터 기장을 맡았으며, 6,820시간 이상의 비행 경력을 보유하고 있었다.[18] 또한 1989년 출생의 김모 부기장은 1,650시간 이상의 비행 경력을 가지고 있었고 2023년 2월부터 부기장을 맡았다. 승무원은 총 네 명이 탑승했으며, 후방 점프 시트에 앉아 있던 두 명의 승무원이 사고에서 유일한 생존자로 의식을 유지한 상태였다.[19][16] 이들은 갈비뼈, 견갑골, 상부 척추 골절과 발목 및 머리 부상[19] 등 중상에서 경상의 부상을 입었다.[20] 두 사람은 목포의 병원에서 응급 치료를 받은 후 서울의 병원으로 이송되었다.[21] 생존자들은 착륙 직후 상황을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혼란스러운 상태였다고 한다.[22]
대부분의 승객은 방콕으로 5일간의 크리스마스 패키지 여행을 다녀오는 길이었으며, 해당 여행사는 전세기를 이용해 이번 여행을 기획했다.[23]화순군 소속 현직 또는 전직 공무원 8명과[24]전라남도교육청 소속 행정 직원 5명이 탑승했다.[25]
사고
사고 비행기의 비행 경로항공기 사고 현장현장에서 사고 수급 중인 경찰, 소방 등 응급 인력의 모습
보잉 737-800 기종의 제주항공 2216편은 태국 방콕의 수완나품 공항에서 출발해 무안국제공항에 입국할 예정이었으나, 착륙 도중 랜딩기어 고장으로 추정되는 기기 결함으로 인해 동체착륙하는 과정에서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활주로를 이탈해 화재가 발생했다.[26]
제주항공 2216편은 12월 29일 오전 2시 11분경(ICT) 태국의 수도 방콕에 있는 수완나품 공항에서 게이트 F6에서 밀려나 오전 2시 28분(ICT)에 활주로에서 이륙하였다.[27] 탑승객 181명(승객 175명, 승무원 6명)이 탑승하고 있었다.[26]
제주항공 2216편은 오전 8시 54분(KST)에 대한민국무안국제공항에 착륙 허가를 받았다.[28] 제주항공 2216편은 오전 8시 30분경(KST) 무안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비행기가 착륙을 준비하는 동안 오전 8시 57분에 조류 충돌 경고를 받았고 1분 후 조난신호인 '메이데이'를 요청했다.[29] 제주항공 2216편은 무안공항 1번 활주로에 접근하여 1차 착륙을 시도하였으나, 랜딩기어가 정상적으로 내려오지 않아 정상 착륙이 불가능하여 복행했다.[30][31] 1분 후에 역방향으로 착륙을 시도하는 허가를 받았다.[28] 항공기는 동체착륙을 시도하며 활주로의 거의 중간 지점에 떨어져 제동 거리가 줄어들었다.[28][32] 현장 관계자는 동체착륙을 시도한 항공기는 활주로 끝단에 이를 때까지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공항 끝단 계기착륙장치가 설치되어 있는 구조물과 충격 후 동체가 파손되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31]
조사
비행기의 착륙 경로
무안국제공항의 활주로가 짧은 탓에 충돌 사고가 발생하였을 수도 있다는 관측에 대하여 주종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활주로 길이는 2,800m로, 이전에도 유사한 크기의 항공기가 계속 운행해왔다"며 "활주로 길이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하였다. 이외에도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 랜딩기어 오작동 등 여러 문제가 나오는데 조사를 명확히 해봐야 원인을 알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33]
충돌 6분 전, 공항 관제탑은 조류 충돌 경고를 발령했다. 1분 후, 기장은 메이데이를 선언했다.[29] 당국은 조류 충돌로 인해 랜딩기어를 제어하는 유압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는 오작동이 발생했을 수 있으며 조종사가 랜딩기어를 수동으로 펼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36] 무안국제공항은 0.09%의 충돌률로 대한민국 14개 지방공항 중 조류 충돌률이 가장 높다. 충돌 전, 무안에서는 2019년부터 조류 충돌 사례가 10건 기록되었다. 통계적으로 볼 때 충돌의 절대적인 수는 적지만, 비행의 0.09%라는 충돌률은 김포(0.018%)와 제주(0.013%)와 같은 다른 주요 공항보다 상당히 높다.[37] 공항은 영산호와 남서쪽 해안의 갯벌과 같은 주요 조류 서식지와 먹이터 근처에 건설되었다.[38]조선일보는 환경영향평가에서 공항에 음향포, 레이저, 경고등을 배치할 것을 권고했으나 활주로 연장 공사로 인해 시행이 지연되었다고 보도했다.[39]
둔덕
로컬라이저 안테나를 지지했던 문제의 콘크리트 구조물이 설치된 둔덕의 모습
김광일 신라대학교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항공기가 충돌한 둔덕의 존재에 대해 비판하면서 비상 착륙은 숙련된 방식으로 이루어졌으며 구조물이 유연했다면 항공기가 일부 파손되더라도 지면을 지나가면서 서서히 속도가 줄었을 것"이라고 말했다.[40] 사고 영상을 본 항공전문가인 데이비트 리어마운트(영어: David Learmount)는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로컬라이저가 둔덕 위에 설치된 점을 지적하며 이러한 행동이 ‘범죄 직전(영어: verging on criminal)’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41][42]
문제의 둔덕은 활주로 끝에서 202 미터 (663 ft) 떨어진 흙제방 위의 콘크리트 구조물이었다. 이 둔덕은 항공기 항법을 지원하는 계기착륙장치용 안테나인 로컬라이저를 지지했다. 구조물, 제방, 로컬라이저의 높이가 합쳐 4 미터 (13 ft)였다. 공항 관계자는 활주로 끝의 경사 지형으로 인해 로컬라이저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활주로 수준까지 올렸다고 밝혔다. 2023년에 보수공사를 통해 상판에 콘크리트가 더해졌다.[43]
블랙박스
항공기의 손상된 FDR
사고조사위원회는 사고 현장으로부터 조종실음성기록장치(CVR)와 비행자료기록장치(FDR)로 이루어진 블랙박스를 회수하는데 성공하였으나, 음성 추출이 바로 가능한 CVR과 달리 파손된 FDR은 국내에서 자료 추출이 어려워 NTSB와의 협조 하에 미국으로 옮겨서 분석하기로 했다.[44]
구조
9시 3분경 신고를 받은 소방 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9시 14분경 현장에 도착하여 화재 진압을 시작했다. 이후 9시 16분부터 대응 단계를 3단계로 높이고 46분부터 초기진압을 마친 뒤 기체후미부터 구조 작업을 진행했다.[45] 기체 후미 부분에서 남성 승무원 1명과 여성 승무원 1명 총 2명을 구조했으나, 12시 30분 소방당국은 구조된 2명을 제외하고 탑승한 인원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46] 탑승객 181명 중 승무원은 6명, 한국인 승객은 173명, 태국인 승객은 2명인 것으로 확인되었다.[47]
오후 2시경 이진철 부산지방항공청창은 유족과 탑승자 가족을 대상으로 5분간 첫 브리핑을 열었다. 이 청장은 “생존자 2명은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사망자는 임시 영안실에 안치한 뒤 신원을 확인하면 장례식장으로 운구하겠다”고 설명하였다.[48]
대한민국 대통령 권한대행 최상목은 모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인력구조에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49] 대통령실은 정진석 비서실장 주재로 정책실장성태윤, 정무수석홍철호, 홍보수석 이도운, 민정수석 김주현 , 경제수석 박춘섭, 사회수석 장상윤, 과학기술수석 박상욱 등이 참석한 비서실장 긴급수석회의를 소집하였다.[50][51]
경찰은 무안 일대에 갑호비상을, 사고 현장과 인접한 목포·함평에는 을호비상을 발령하였다.[52]
대한민국 대통령 권한대행 최상목은 12월 29일 오후 8시에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3차 회의에서 1월 4일 24시까지 7일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했다.[53] 사고 현장과 전남, 광주, 서울, 세종 등 17개 시도에 합동 분향소를 설치하도록 했다. 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들은 조기를 게양하고, 공직자들은 애도 리본을 달게 했다.
국토교통부에서는 사고 처리와 조사를 목적으로 무안국제공항의 활주로를 2025년 1월 1일 오전 5시까지 모두 폐쇄하였다.[63][b] 이후 연기를 거듭해 1월 19일까지 페쇄를 연장하였고, 해제 하루 전인 1월 18일에는 활주로에 아직 잔해가 남아있고 사고 조사가 진행중인 까닭을 들어 동년 7월 15일 오전 5시까지로 다시 연장하였다.[64][c]
방송
이 사고로 인하여 MBC, KBS, SBS 등 모든 방송사들의 정규 프로그램이 전면 중단하면서, 긴급 뉴스 특보로 대체되었다.[65]
문화
이 사고로 2025년1월 4일까지가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되었고,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제야의 종 타종 행사와 연말 시상식과 같은 새해, 연말 행사가 취소되거나 축소되었다.
↑이 여객기는 보잉 737–800 모델이였다. 보잉은 자사 여객기를 구매하는 각 회사에 고유한 코드를 할당하고, 이 코드는 항공기가 제작될 때 모델 번호의 접미사로 적용된다. 따라서 "737-8AS"는 라이언에어(고객 코드 AS)를 위해 제작된 737-800을 나타낸다.
↑'3박5일' 크리스마스 방콕 여행객들 '참변'…여행사 전세기. 《News1 Korea》. 2024년 12월 29일. 2024년 12월 29일에 확인함. 29일 오전 전남무안국제공항에서 불시착해 폭발 화재사고가 난 여객기에는 대부분 크리스마스에 맞춰 태국 방콕으로 3박 5일 일정으로 여행을 떠났던 탑승객들이 탔던 것으로 파악됐다.지원되지 않는 변수 무시됨: |trans-quote= (도움말)
↑박강수 (2024년 12월 29일). “조선일보, 제주항공 ‘승객 전원 명단’ 공개 뒤 삭제”. 《한겨레》. 2024년 12월 31일에 확인함. 전남 무안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가 추락해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서 지상파 방송사들이 당초 예정된 예능 프로그램을 취소하고 뉴스특보 체제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