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수에즈 운하 마비 사고는 이집트 시간(UTC+2)으로 2021년 3월 23일에 컨테이너선에버 기븐(Ever Given)이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되어 6일간 통행이 마비된 사건이다.[2] 400 m 길이의 배가 시속 74 km의 모래폭풍을 맞고 넘어진 것이 좌초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었다.[3][4] 그러나 당국은 이것이 주된 원인이 아니며, 기술적인 문제나 사람의 실수가 가장 큰 원인일 수 있다고 밝혔다.[5]
좌초가 이 운하의 남단에서 발생한 까닭에 우회할 방법이 존재하지 않아,[6] 최소 369척의 선박의 통행이 지연되었다.[7][8] 3월 29일에는 배를 우측으로 80%정도 회전시키는데 성공한데 이어,[9] 현지 시각으로 오후 3시 5분에는 완전히 배를 구조하는데 성공했다.[10] 배는 예인선의 인도를 따라 조사를 위해 그레이트비터호로 이송되었다.[11][12][13] 운하 당국은 손실 정도를 조사한 후 통행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으며,[14] 현지 시각으로 오후 7시에 통행이 재개되었다.[15] 에버 그린호가 부양한 뒤로도 운하 남북에 대기하고 있는 선박이 많아 정상화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렸다.[16] 2021년 4월 4일 수에즈 운하 관리 당국은 사건 발생 11일 만에 운하 정상화를 선언하였다.[17]
1869년 개통된 수에즈 운하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교통로 가운데 하나로 아프리카 대륙을 우회하지 않고 아시아와 유럽을 직접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24] 세계 물동량의 12%를 담당하고 있다.[25] 북쪽의 포트사이드에서 남쪽 수에즈의 수에즈항까지 193.30 km로 2020년 기준 통행 선박은 18,500 척 이상으로 하루 평균 51.5 척이다.[26]
수에즈 운하는 평균 수심 22 m 정도이고 폭은 200 미터 정도여서 대형 화물선이 지나기엔 위험 요소가 늘 있었다. 2016년 2월에도 산적화물선인 뉴카테리나호가 좌초하여 12일 동안 운항이 중단된 적이 있고[27] 2017년에는 OOCL 저팬의 컨테이너선이 몇 시간 동안 수로를 막았으며 2004년에는 유조선 트로픽 브릴리언스 호가 좌초해 사흘간 운하 통행을 마비시켰다.[28]
사건
2020년 3월의 에버기븐호
사건 당시 에버기븐호는 말레이시아의 탄중 펠레파스에서 출발하여 네덜란드의 로테르담을 향하던 중이었다.[29][30] 북쪽으로 향하는 배들 중 5번째로 운하를 통과하던 중이었고, 좌초 당시 15척의 선박이 뒤를 따르던 중이었다.[31]
이집트 시간(UTC+2)으로 2021년 3월 23일 오전 7시 40분에 에버기븐호는 모래 폭풍을 맞닥뜨리게 되었다. 시속 74 km의 강한 바람으로 인해 배는 키를 잡을 수 없게 되었고, 결국 선체가 항로를 이탈하게 되었다.[32][29][33] 에버기븐호는 지중해 방향의 포트사이드에서 151 km 떨어진 지점에서, 그리고 수에즈만 방향의 수에즈항에서 10 km 떨어진 지점에서 시계방향으로 회전해 운하의 양측을 가로막게 된 것이다.[32] 전원 인도인으로 구성된 선원중에는 부상자가 단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다.[34]
이 사건으로 인해 200척이 넘는 선박이 길을 잃게 되었는데, 이중에는 5척의 컨테이너선, 41척의 산적화물선, 24척의 유조선이 포함되어 있다.[35][36] 이로 인해 1690만 톤의 화물이 운송에 직접적인 지장을 받았다.[35] 몇몇 선박은 근처의 묘박지나 다른 항구에 정박했지만 대부분은 그 장소에 남아있다.[37][38][39]
대응
정부는 배 두 척을 보내 에버기븐호를 구조할 계획을 수립했다. 보스칼리스사와 협력하여 선박 구조를 시도하였는데, 배를 쉽게 움직이게 하기 위해 연료와 선박평형수, 그리고 컨테이너 몇 대가 제거되었고, 굴착기가 동원되어 배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였다.[40] 8대의 예인선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투중이다.[41] 문제의 해결까지 며칠에서 몇주의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42]
3월 25일에는 수에즈 운하 관리국(Suez Canal Authority, SCA)이 에버그린호가 구조될 때까지 수에즈 운하를 통한 이동을 금지했다.[43][44]이집트의 대통령압둘팟타흐 시시의 항만 고문은 문제의 해결까지 2~3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45]
3월 26일에는 준설이 87%정도 완료되었다고 밝혔다.[46] 또한 당국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해군의 조력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47]
3월 27일에는 밀물이 들어올 때를 이용하여 14척의 예인선으로 배를 끌어내려는 계획을 세웠다. 에버그린의 선주인 쇼에이 기선은 배가 특별한 상해는 입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한 번 띄우면 정상적으로 다시 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48] 아직 운하가 언제 다시 열릴지 기약은 없지만, 이집트 시각으로 저녁 7시에 배가 북쪽으로 30 미터정도 움직이는 등 약간의 진전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에버 기븐호가 구조된다 하더라도 현재 지연된 선박들의 수가 많기 때문에 당분간 이전과 같은 정도의 통행은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많은 배가 우회를 결정했지만, 27일을 기준으로 운하 양단과 운하 중간의 호수에 300대 이상의 배가 여전히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49]
마침내 3월 29일 15시 5분, 슈퍼문에 맞춘 만조의 도움을 받아 배를 완전히 구조하는데 성공했다.[52] 22만 4천 톤의 에버 그린 호를 띄우기 위해 총 14척의 예인선이 동원되었다.[53] 배는 조사를 위해 그레이트비터호로 예인되었다.[54][55] SCA는 운하에 가해진 손상을 조사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운행 재개시각을 19시 정각으로 설정했는데, 조사 결과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예정대로 정상적인 통행을 시작하였다.[56] 이로 인해 홍해에 약 200척, 지중해에 약 200척, 그레이트비터호에 대기중이던 배 약 50척이 순차적으로 운하를 통과한다.[57] 통행을 기다리고 있는 배가 너무 많아 정상화 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예정이다.[58]
2021년 4월 5일 수에즈 운하 관리 당국은 사건 발생 11일 만에 운하의 완전 정상화를 선언하였다. 한편 사건의 원인에 대한 조사와 그에 따른 배상 문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예상되는 배상금 규모는 10억 달러(약 11조 원) 규모이지만 선주와 운용사 가운데 어느 곳에 배상을 청구할 지는 정해지지 않았다.[17]
선박들이 통행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선같은 것들이 모두 배이다.(2021년 3월 29일)
전 세계 물류의 약 10%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까닭에,[59] 전문가들은 이 사건으로 인해 유류, 일용품 등의 운송에 심각한 차질이 생길 것으로 내다보았다.[60][61][24] 매 시간 4억 달러의 손해가 발생하고 있으며,[62][63] 문제를 해결하기까지 추가로 매일 90억 달러 상당의 상품 운송이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35][64] 수에즈 운하를 주요 통로로 이용하고 있던 석유 운송이 차질을 빚자 국제 유가는 6 % 이상 상승하였다.[65] 이 사건은 커피의 물류에도 큰 영향을 주었는데, 세계 최대의 커피 생산국인 베트남에서 유럽과 미국 동부로 보내는 커피의 대부분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기 때문이다.[66]
유가 하락으로 주식을 매수하던 사람들이 매수를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 한편, 며칠의 운송 지장은 시장에 그렇게 큰 영향은 주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67] 반면 반도체 산업은 물자 부족의 영향을 어느 정도 받을 것이며, 이런 물자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사건 해소 이후 필요한 운송을 미리 선주문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67][68] 그러나 이 사건으로 발생한 며칠의 물류 지연이 도미노 효과를 일으켜 향후 몇 달간의 물류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69]
루마니아에서 선박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로 수송하던 13만마리의 양들도 사료가 부족해 위기에 처했다.[70] 이에 더해 유럽 집행위원회의 우려가 겹쳐져 루마니아 당국은 살아있는 생명체의 수송을 금지하기도 하였다.[71]
사태의 장기화가 예상되면서 해운사들은 희망봉을 거치는 우회 경로인 희망봉 항로가 차선책으로 선택되었다. 이에 따라 해운 운임이 크게 증가할 수 밖에 없고 화물선 역시 추가로 필요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조선업은 오히려 주가가 상승하기도 하였다.[72] 수에즈 운하 사고 이후 세계적인 해운 운임이 하락하는 가운데 유럽 항로 운임만 급등하고 있다.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의 유럽 항로 운임은 3월 25일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당 3천742달러로 전 주보다 77달러 올랐다.[73] 해운이 감당하던 일부 물동량은 항공 운송으로 대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항공 운임 역시 오를 것으로 예상되었다.[74] 러시아는 이 사태를 이용해 아프리카를 돌아가는 대체 항로보다 짧은 북극 항해로를 홍보하였다.[75]
한편 이 사고 발생 이후 버거킹은 자사의 와퍼 햄버거 광고에 이 사건을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사용했다가 논란을 일으켰고, 이집트에서는 불매운동까지 일어났다.[76]
↑Safi, Michael (2021년 3월 29일). “Suez canal: Ever Given container ship freed after a week”. 《The Guardian》. 2021년 3월 29일에 원본 문서에서 보존된 문서. 2021년 3월 29일에 확인함. [Boskalis] announce that our team of experts, working in close collaboration with the Suez Canal Authority, successfully refloated the Ever Given on 29 March at 15:05 hrs local time, thereby making free passage through the Suez canal possible again
↑ 가나다Meade, Richard (2021년 3월 25일). “Suez blockage extends as salvors fail to free Ever Given”. Lloyd's List. 2021년 3월 25일에 원본 문서에서 보존된 문서. 2021년 3월 25일에 확인함. Rough calculations suggest westbound traffic is worth around $5.1bn daily while eastbound traffic is worth $4.5bn.
↑Safi, Michael (2021년 3월 29일). “Suez canal: Ever Given container ship freed after a week”. 《The Guardian》. 2021년 3월 29일에 원본 문서에서 보존된 문서. 2021년 3월 29일에 확인함. [Boskalis] announce that our team of experts, working in close collaboration with the Suez Canal Authority, successfully refloated the Ever Given on 29 March at 15:05 hrs local time, thereby making free passage through the Suez canal possible ag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