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미칸토 직하지진(일본어: 南関東直下地震)은 일본간토 지방의 남부인 미나미칸토 지방(가나가와현, 도쿄도, 지바현, 사이타마현, 이바라키현)에서 역사적으로 반복 발생하는 규모 M7급의 대지진이다. 미나미칸토가 일본 수도권 중심지역이기 때문에 수도직하지진(首都直下地震), 도쿄에 초점을 맞춘 경우 도쿄 직하지진(東京直下地震), 도쿄 대지진(東京大震災)이라고도 한다.
도카이 지진이나 다치카와 단층대 지진처럼 특정 고유지진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미나미칸토 직하를 진원으로 인한 여러 대지진을 정리해서 가리키는 호칭이다. 이렇게 두루뭉술한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미나미칸토의 지하구조가 복잡하기 때문에 과거 피해지진의 발생양식(단층형인지, 판경계형인지, 해양판형인지 따위)이 특정되어 있지 않은 점, 또한 방재의 관점에서 여러 직하지진을 정리해 부르는 것이 손쉬운 점 등을 들 수 있다.
배경
일본 도쿄 앞바다 사가미만에는 해양판인 필리핀해판이 대륙판인 북아메리카판 아래로 가라앉아 있으며, 사가미만 서부에서 보소반도 남쪽 30km 지역까지 대략 200km 길이로 해저에 골짜기 모양의 지형인 사가미 해곡 판 경계가 있다. 사가미 해곡을 기준으로 폭 80-150km 지역을 진원역으로 하는 지진은 확인된 것만 2차례 일어났는데, 1703년 12월 31일(겐로쿠 16년 11월 23일) 일어난 규모 M8.1-8.5 가량의 겐로쿠 지진[1]과 1923년(다이쇼 12년) 9월 1일 일어난 규모 M7.9-8.3 가량의 간토 대지진이 일어났다.[1] 사가미 해곡에서는 규모 8 정도의 거대지진이 200-400년 간격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이를 총칭하여 사가미 해곡 거대지진(간토 지진)이라고 부른다.[2][3]
이와는 다른, 사가미 해곡에서 더 북쪽 지역을 포함한 간토 지방 남부 지역 중 한 곳을 진원으로 하는, 규모가 더 작은 M7급의 지진이 평균 수십 년에 한번 꼴로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지진으로는 1855년 11월 11일(안세이 2년 10월 2일) 일어난 규모 M6.9의 안세이 에도 지진, 1894년(메이지 27년) 6월 20일 일어난 규모 M7.0의 메이지 도쿄 지진이 있으며 이러한 지진을 모두 통칭하여 "미나미칸토 직하지진"이라고 부른다. 미나미칸토 직하지진은 대륙판 내 지진인 직하형지진에 한정되지 않으며 판 경계간 지진(해구형지진) 및 해양판 슬래브 내 지진도 포함된다. 안세이 에도 지진의 경우에는 정확한 지진의 진원을 알 수 없으나 비슷한 지역에 일어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런 미나미칸토 직하지진은 진원이 해저가 아니라 긴급지진속보 발신이 S파 도달 직후애야 닿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나미칸토의 직하형지진 중 진원 깊이가 매우 얉고 활동도가 높은 것으로 추정되는 활단층을 아래에 나열한다.[4] 강바닥이나 호수 바닥, 해저의 단층은 조사가 매우 어려우며 미나미칸토 지역 자체가 간토구조분지운동으로 인해 두꺼운 퇴적층이 덮혀 있어 매우 깊은 곳까지 파여 기반암이 보이는 단층면이 있어 거의 조사되지 않았다. 즉 발견되지 않은 단층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이에 주의해야 한다.
2011년 도호쿠 지방 태평양 해역 지진 이후 일어난 광역적인 지각변동으로 다치카와 단층대나 미우라반도 단층대와 같은 일부 단층대는 지진발생확률 위험도가 높아졌다고 발표되었다.[5] 또한 간토 지역 활단층의 지진은 "30년 내 발생 확률 70%"에 속해 있지 않은 지진이다.
미나미칸토 지역은 대륙판 아래에 해양판이 2개나 가라앉아 있는 복잡한 지구조론 형태를 가지고 있다. 미나미칸토 땅 밑에서 판이 서로 어떻게 맞물려 이루고 있는지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지진파 관측 및 중력 이상 관측 기법 등 1990년대 이후 고감도 지진계로 미소지진 진원 분포 등을 통해 판 구조 추측은 이루어지고 있으나 하나의 판이 가라앉은 깊이만 해도 다양한 설이 존재하며 최근에도 간토 단편과 같이 지하 구조에 대해 다양한 설이 존재한다.[6] 비교적 2000년대 이후에 일어난 분석으로는 2005년 7월 23일 일어난 규모 M6.0, 진원 깊이 73km, 최대진도 5강의 2005년 지바현 북서부 지진은 1894년 일어난 메이지 도쿄 지진과 같은 태평양판과 필리핀해판 경계 지역에서 일어났을 것이란 추정이 있다. 도쿄 대학 지진연구소가 실시한 이전 지진계 기록 복원 데이터 및 슈퍼컴퓨터인 '지구 시뮬레이터' 재현 데이터에서는 메이지 도쿄 지진은 깊이 40-50km 두 판 사이의 경계 지점(지바현 북서부 지진의 진원보다 더 얉고 서쪽에 있음)에 일어났을 것이라고 추정했다.[7]
또한 지진조사연구추진본부의 조사에서는 대륙판 내부에서 일어나는 "내륙 지각 단층 지진"은 각 단층의 지진확률평가에 계산되어 있으므로 제외하였으며 30년 이내 발생 확률 70%에서 이러한 지진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이 추정 확률은 과거 100년 정도의 지진 데이터도 포함되어 있으나 전체적으로 과거의 피해 기록 및 지질 조사와 같은 간접적인 근거로만 추정한 것이 너무 많기 때문에 규모 M7급과 같은 대부분의 가정은 불확실성이 너무 많다는 의견도 있다.[8]
과거의 미나미칸토 직하지진
목록
아래의 지진은 미나미칸토에서 일어난 규모 M6.5 이상의 지진 목록이다. 일본 지진조사위원회의 미나미칸토 직하지진 발생확률평가에 사용한 지진은 굵게 강조하고 분홍 계열로 배경을 색칠하였다. 노란색은 사가미 해곡 거대지진으로 밝혀졌거나 그 종류로 추정되는 지진이다. "종류" 열의 기호는 다음과 같다.
직하형 : 대륙판(북아메리카판 및 필리핀해판) 내부에서 일어나는 "내륙지각 내 지진". 진원 깊이 20km 이하.
NA-PHS : 대륙판인 북아메리카판과 필리핀해판의 경계에서 일어나는 "판 경계간 지진". 진원 깊이는 지표 부근이나 깊이 50km 부근.
PHS내 : 필리핀해판 내부에서 일어나는 "슬래브 내 지진". 깊이 10-60km 부근.
PHS-PAC : 필리핀해판과 태평양판의 경계에서 일어나는 "판 경계간 지진". 깊이 50-80km 부근.
일본 정부의 지진조사연구추진본부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미나미칸토 지역의 규모 M7급 지진"의 지진발생확률 평가를 시작했으며 이후 몇 차례 개정하였다. 과거 지진 발생 기록 및 현재 밝혀진 범위 내에서 미나미칸토 지역의 2007년에서 2036년 사이 규모 M6.7-7.2의 해구형/슬래브내형 지진은 70% 확률로 일어날 것이라 가정하고 있다.[22] 평가 가정에서는 지진 측정의 정확도를 신뢰할 수 있는 1885년 이후 평가 시점인 2004년까지 119년간 일어난 지진 중 진원 깊이가 30-80km 정도이며 일정 규모 이상의 피해가 일어난 지진을 기준으로 잡았다. 이에 해당하는 지진은 위의 표에서 분홍으로 색칠한 1894년 메이지 도쿄 지진, 1895년 이바라키현 남부 지진, 1921년 이바라키현 남부 지진, 1922년 가나가와현 동부 지진, 1987년 지바현 동쪽 해역 지진 5개이며 단순평균을 통해 구한 평균 지진 발생 간격을 23.8년으로 잡았다.[23]
2020년 시점에서는 지진조사연구추진본부의 조사에서 사가미 해곡 주변에서 일어나는, 필리핀해판의 침강에 따른 규모 M7급의 지진의 확률만을 별도로 계산한다. 대륙판 내부에서 일어나는 여러 단층대에서 일어나는 "내륙 지각 단층 지진"은 각 단층의 지진확률평가에 계산되어 있으므로 아래의 확률 계산에서 제외하였으므로 아래의 "30년 이내 발생 확률 70%"에서 다치카와 단층대 지진 발생 확률과 같은 확률은 빠져 있는 것이다.[24]